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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여백 >

(18)
~~ 보고 싶다 / 백운 예전엔 몰랐다 쏟아지는 온유월 땡볕 눌러 앉은 질긴 응어리 사랑한다 말을 삼켜목메여 터져나온 아리는 주홍빛 한숨 깊숙히 숨죽이다푸념처럼 새어나온 말 "보고싶다" 명치돌 눌러 삭힌 신물 저미는 검붉은 그리움 예전엔 몰랐다
~~ 가을에 피는 꽃 / 백운 출렁이는 갈대 너머내려 앉는 노을 타고아줌마가 숨을 쉰다 꽁꽁 저미었던 가슴봄볕에 문을 여는 장농처럼깊은 숨을 내쉰다 아줌마가 꿈을 꾼다황무지같은 가슴에한송이 꽃을 피운다 (원본 : 2010.4.11. 카페)
~~ 봄이 오면 / 백운 연둣빛 고운 잎 돋으면 가야지 꽃망울 오동통 살 오르면 봄 맞으러 가야지 명치끝 아리도록 주저앉은 세월 하늘가 맴도는 구름에 태우고 꿈을 찾아 가야지 얼음장 밑으로 일렁이는 세월 봄볕에 널어 말리고 어여쁜 꽃단장하고 가야지 저만치 앞서가는 바람 따라 앞으로만 가야지 훨훨 날아가야지 (원본 : 2010.4.3. 카페)
~~ 빈 배 / 백운 오늘은, 빈 가슴으로 하늘 향해 고개 들고 싶다 정월 초하루 말간 해를 끌어다 가슴 밑바닥 응어리 녹여 내고 하늘의 별 총총 영그는 열 다섯 소녀 눈망울 되어 하늘 우러러, 살포시 가슴 열고 훠이훠이 두 팔 저어 날고 싶다 (원본 : 2010.3.26. 카페)
~~ 내 안의 詩 / 백운 연두빛 나뭇잎 바람에 몸 맡기는 날 살 같은 세월의 틈새로 하늘 봅니다 꿈속인듯 파고드는 살구꽃 향기 가슴 언저리 앙금 하나 녹여 냅니다 고이고이 머금어 삼킨 추억 되어 시집 속 책갈피로 살아온 꽃잎 하나 굴곡진 불혹의 산을 넘어, 뭉게뭉게 아리듯 푸른 그리움으로 피어납니다 (원본 : "내 안의 나", 2013.5.1. 카페)
~~ 청산의 백운 / 백운 내 어여쁜 사랑은 靑山에 드리운 새하얀 미소, 한자락 白雲 되어 뭉게뭉게 피어나고 싶다 내 애닲은 사랑은 동짓달 처마끝에 매달린 봄, 한줌의 햇살 되어 도란도란 속삭이고 싶다 (원본 : 2010.4.16. 카페)
~~ 통도사 설중매 이야기 2 / 백운 청산아, 나를 어찌 알아 땡볕에 허리 펴지 않는다 하느냐 청솔아, 나를 어찌 알아 한설에 웅크리고 서 있다 하느냐 숟가락 밑으로 밥알이 대굴대굴 구르고 젓가락이 손가락 사이로 홀랑홀랑 빠져도 얼어붙은 땅 녹으면, 검버섯 살갗 위로 한생 넘어온 꿈 조롱조롱 피워내는 것을 우두커니 서서 보고있지 마라 쯔쯔쯧, 애끓도록 돌아보지 마라 수백년 고목도, 경칩이면 두 팔 들어 기지개 켜는 것을 (원본 : 2015.3.8.카페)
~~ 움 돋고 꽃 피고 / 백운 하늘가 저만치 나비 날면 깊은 웅덩이 기지개 켜고 한줄기 햇살 또아리로 내리면 멍울진 마음에 한 줌 움 돋는다 저만치 비켜가던 노을 한 자락 길게 빗장을 열고 들면 마음 한 켠 웅크린 꽃망울 살포시 고개 들고 꽃을 피운다 (원본 : "내 마음에 나비 날면", 2010.4.28. 카페)